그린다는 것.. _ ArtGRS 그리새
눈을 감는다.
실눈을 뜬다.
때때로 그림을 그릴 때 하는 나의 행동이다.
“작가님은 좋으시겠어요, 저라면 맨날 그림만 그리겠어요”
자주 듣는 이 말에 대답보단 미소를 짓곤 한다.
전공자, 비전공자, 취미생, 입문자 모두 우린 그림에 대한 근본 접근 방법을 놓치고 있는지 모른다.
나는 한 달에도 몇 번씩 죽도록 하기 싫은 것도 그림이고, 죽도록 하고 싶은 것도 그림이다.
열정과 심장 사이... 두 가지 마음을 넘나든다.
입시 습관이 배어 똑같이 그리는 그림, 실사 같은 그림은 자주 내겐 노가다에 불과하다.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릴 땐 어김없이 주변이 지저분 해 진다.
그 맘을 놓치고 싶지 않아 집중하다 보면 커피잔에 붓을 빨기도 한다.
느낌과 마음을 그린다는 것... 그것은 최고의 행복한 판타지다.
그림에 대한 나의 무의식의 열정은 뜬금 없이 나타나곤 한다.
일요일에 취미생 수업중 기다려주는 동안 식상한 크리스마스 그림 캔버스가 눈에 들어왔다.
집어 들고 눈을 반쯤 감았다가 갈아 엎었다.
제주도... 그때 그 느낌으로 나를 이동시키고 남겨진 물감으로 15분간 그렸다.
빨리 그렸다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일어나 마음으로 그려야 그 그림이 살아 남는다는 것이다.
면천이냐 아사천이냐, 누가 그렸냐, 호가가 얼마냐 보다 그 마음이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품이 대작일 수 있고 대작이 똥작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그리고 싶어서 나를 찾아온 수강생분들이 내겐 스승이다.
깊게 연구하고 그들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제대로 된 정도를 걷고 싶다.
뜬금없이 나타나는 그리고 싶은 나의 마음을 놓치고 싶지 않다.
일부 미술 재료를 집으로 가져오니 마음이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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